일상/기타

사회가 죽음에 이르는 길 - 장충기 문자사건의 보도 문제.

너른바다 2017. 8. 12. 23:44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의 문자 메시지 일부를 주간지 시사인이 공개했습니다.

내용은 주로 언론쪽에 있던 사람들이 재벌기업에 하는 청탁이었죠.


[단독] ‘삼성 장충기 문자’ 전문을 공개합니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9814


어쩌면 이 내용은 범죄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청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완료되었는지 여부와 그게 청탁으로 인한것인지를 조사하지 못했고 검증하지 못했으니까요.

청탁미수라는 죄명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설령, 범죄는 아니라고 가정해봅시다.

과연 그것으로 이것이 아무것도 아닌일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기업과 사회의 목탁이라는 언론, 사회에서 힘 좀 쓴다는 사람들과 어느정도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관계된 청탁입니다.

사회가 얼마나 투명하지 않은지? 기득권끼리의 거래가 얼마나 공고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이를 다루는 메이저 언론은 없다시피 합니다.


애시당초 삼성에 문자하나 넣을 위치가 안되었음직한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몇몇 인터넷 업체와 오직 jtbc 만이 이 내용을 기사화 했습니다.


"기사로 보답" "취업청탁"…장충기 문자 속 '언론의 민낯'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505321


그리고 이러한 내용에 대한 사과 역시..... cbs 단 하나 이외엔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개신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들을만한 뉴스가 jtbc 뉴스룸과 cbs 의 김현정의 뉴스쇼,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걸 보면, 그리고 그나마 사과가 연루된 방송사중에서는 여기 하나에서만 사과가 나온다는게 좀 아이러니 하게 느껴집니다.)


언론이 정권에 길들여지고 기업에 빌붙을때 비로서 그 사회는 죽는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은 권력으로부터, 돈으로부터, 정보로부터 유리된 채 그들만의 허름한 적자생존의 리그에서 자기들끼리 밟아가며 살아가다 결국 포기하고 도태되게 됩니다.


그러한 하부구조가 무너진 사회는 당연히 상부구조 역시 지탱할 수 없습니다.

상부구조에서 그나마 하부구조가 먼저 무너지고, 차츰차츰 위로 올라가겠죠.


뭐, 언급된 언론사들도 나름 할말이 많겠죠. 아직 조사가 안끝났다거나 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고 퇴사한 사람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언급조차 되지 않는 이 상황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밖에는 말하기 어려울겁니다.


이런 사건을 자식에 대한 애틋한 부모의 마음으로 포장하거나, 그럴수도 있지 하면서 은폐하는 순간이 바로 그 사회가 죽음으로 걸어들어가는 바로 그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