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는 기본적으로 거래를 매개하는 기능을 한다.

원시경제에서 처음엔 단순히 보편적으로 귀한 실물이 이 기능을 하다가 후에 특정 물건을 베이스로 하는... 

거래의 매개체로서 역할을 하고 이는 실물경제가 가상화되는 과정을 낳게 된다.

가상화라고 표현한것은 현재 화폐는 기본적으로 은행을 기본으로 하여 지준율을 바탕으로 하는 

허수의 숫자들이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대의 화폐는 중요한 특징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신용이다.

화폐는 기본적으로 신용을 바탕으로 작동하고 있고, 이 신용이 무너지면 화폐는 휴지가 된다.

이러한 신용을 중세때는 실물 (동, 은, 금 등...)이 대신했지만, 이제는 발행주체가 그 역할을 떠맡는다.

즉, 달러의 신용은 미국이, 엔의 신용은 일본이, 원의 신용은 한국이 맡게 되는것이다.



다른 하나는 발권력이다.

중세이후로 화폐가 경제를 통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바로 이자율 조정과 발권력을 통한 발권이다.

시중에 떠도는 통화를 발권을 바탕으로 국채매매등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해 경기를 부양하거나 과열을 방지하고자 한다.



비트코인은... 저 두가지가 없다.

신용도 없고, 발권력도 없다.

이전에 떠돌던 많은 가상화폐들, 그게 싸이월드의 도토리던지, 리니지의 아덴이던지 (리니지를 해본적은 없지만.. ^^;;) 하는것들도

역시 그 나름의 신용주체가 있다.

그 가상화폐가 통용되는 구간에서는 그걸 만들어 제공하는 쪽에서 서비스의 제공을 담보한다고 볼수있다.



발권력도 없는것이... 비트코인은 수학문제를 컴퓨터를 이용해 풀어선 '채굴' 한다는데 그 양이 한정되어 있다고 한다.

원한다고 찍어낼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것이다.

역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막을 기능도 없다. 그 한도내에서는...

기본적으로 경제가 만들어낸 화폐의 속성을 모두 뒤집어버린것이다.



과학의 진보는 이렇게 이루어진다.

통용되는 진리에 대해 무수하게 많은 사람들이 시비를 걸고, 그 시비가 통하면 새로운 질서가 재편된다.

시비가 통하지 않는것은 법칙으로 남아 다른 진리의 초석이 되고...



비트코인이 거는 시비는 과연 현대 경제의 화폐에 먹혀들것인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택도없는 쪽에 걸고 있지만,

만일 이것이 먹힌다면 나라의 경제를 총괄한다는 정부 역할의 한축은 쇠퇴할 것이고 

인간은 집합적 통제를 벗어나 개인적 자유의 영역으로 크게 이동되지 않을까?

(그게 반드시 좋다는 의미는 아니고...)



일단, 

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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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에 개인 홈페이지에 썼던 글이네요.

Posted by 너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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