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사소한 취미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들면, 갖가지 맥주를 먹어보겠다는 것이나...
맥주 전용잔을 모으는 취미 같은것들 말이다.
하지만, 별도로 돈을 들여 수집하지는 않고 그저 잔 셋트로 나와있을때만 구입한다.
그야말로 사소한 취미이다.
그와 더불어 한가지 사소한 취미가.. 고전영화들을 다시 보는 취미이다.
그런 영화속에선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사람으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든가 정도가 되겠고
이미 현대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간 사람들이라면 헨리폰다 라던가 그레고리 펙 같은 사람들이 나오는...
여배우라면 잉그리트 버그만이나 그레이스 켈리같은 사람도 좋지만 현대까지의 인기로 본다면 단연코 오드리 헵번이 될것이다.
우선, 이 영화를 보는데에는 걸림돌이 하나가 있다.
바로 여성을 바라보는 인식의 저급함이 좀 깔려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을 베이스로 하는데
원작이 이런게 아니라 (사실, 나도 원작을 읽지는 않았다.) 버나드 쇼의 사후에 각색되어 영화화 된 것이다.
(뮤지컬화 할때 각색된것인지 영화화 할때 각색된것인지는 모르겠다.)
원작의 결말은 영화와 다르다. 버나드 쇼가 쓴 것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는 말이다.
(주인공인 히긴스의 캐릭터에서 그래도 원작의 풍자가 조금은 드러난다고 생각되지만...)
그러니까.. 설령 그런 인식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버나드 쇼의 잘못도... 오드리 헵번의 잘못도 아닌거라 생각된다. ^^;;;
원작에서는 헵번역의 여주인공이 영화속에서처럼 교육을 통해 인격을 깨닫고 자신을 인간으로 대해주지 않는 히긴스를 떠나
별로 가진것 없고 잘난것은 없지만 여주인공만을 사랑해주는 프레디와 결혼한다고 한다.
영화에서 프레디라는 청년의 이야기가 별로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억지로 원작을 비틀어대는 과정에서 작품의 메시지 자체가 변질되어 버렸고,
그래서 프레디라는 청년은 생뚱맞은 배역이 되어버렸다.
뭐, 사실... 그런 코드는 지금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데 그건 신데렐라 스토리로 요약된다고 볼 수도 있겠다.
프리티 우먼 같은 영화도 재밌게 보긴 했지만, 저런 관점에서라면 동일시 할 부분이 없지는 않다.
아.. 뜬금없지만, 이 뮤지컬에서의 그 아름다운 헵번의 노래는 사실은 본인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한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해서 그냥 영화적 재미로만 본다면,
이 뮤지컬 영화는 추천할만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
내가 고전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덜 자극적이면서 극으로서의 재미는 떨어지지 않는 면을 좋아해서인데
이 작품도 그런면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오드리 헵번의 모습을 보는것 만으로도 그런 만족도는 상당히 채워지지 않는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