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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는 동일한 신을 믿는다.
기독교가 예수를 선지자라 한다면 이슬람은 수많은 선지자중에 무함마드가 가장 뛰어나다 하고 유대교는 선지자가 오지 않았으며 그가 오는날 휴거가 일어나고 모든 인간이 심판을 받는데 구원받을수 있는건 오로지 유대인이라 한다.
그리고 가톨릭의 부패에 대한 반성으로 개신교가 분리되고...
이정도까지는 흔한 상식이다.
그런데, 사랑을 으뜸으로 친다는 그 신을 믿는 종교들은 왜 그렇게 나뉘었으며 서로를 적대시하고 오늘에 이르렀는가 라는 의문을 추가로 가지게 된다면 이 책은 참 적절한 책이다.
제목부터 종교로 시작하지만, 딱히 어떤 종교를 전파하거나 이해시키려는 것은 아닌것으로 보이는 책인데 종교학자로서의 접근보다는 사회과학자로서의 접근법을 택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보이기도 한다.. 라는 애매한 표현을 쓴 이유는, 종교를 목적으로 하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저에는 종교에 대한 '너무' 따뜻한 시선이랄까... 기본적으로 어떤 종교의 신자같은 느낌을 주는 부분들이 (특히 책의 초중반에) 산재한다.
딱히 그런 스탠스를 취해야 할 이유는 모르겠지만, 설명의 근간에는 경전의 큰줄기들을 사실관계처럼 전제하고 넘어가는듯이 보이는데 신자가 아닌 나 같은 독자들의 입장에선 특별히 거북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으응? ('ㅅ');;; 하는 의아함이 살짝 남는다.
모세오경과 성경, 코란 등지에 대한 글을 읽다보면 하나로 이어지는 어떤 신에 대한 이야기의 장대한 역사가 착착 맞아떨어지는 꽤 재미있는 책인데 처음에는 종교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과 종교적 고찰이 뒤섞이다가 후반부에는 왠지 이야기가 튀어선 유대인에 한정된 이야기로 귀결되는 측면도 좀 재미있는 구석이다.
뭐, 어떤면에선 필연적이기도 한데 기독교가 근현대사에선 신정분리의 종교라면 이슬람은 신정일치의 종교이고 유대교는 딱히 그걸 신정분리라고 해야할런지는 모르겠는 정도인데 이러한 종교들이 부딪힌 이력이 바로 중동 그자체의 역사와 다름이 아닌 부분이 있기 때문이고 그 중심에 이스라엘, 즉 유대인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을 이해하기에는 이 책은 꽤나 중요한 사실은 종교를 건드리고 가는 반면에 그 이외의 다른 요소들은 지나치는 바, 중동 해설서라기 보다는 역시 종교와 유대인에 관한 책이라 해야할 것 같다.
초중반은 종교의 역사와 함께 중세의 역사를 엮어가다가 중반 이후에 주제가 변화하는 느낌을 주는데, 최근 2차대전시의 유대인에 이르는 유대인 학살의 역사. 그리고 이슬람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지역의 갈등. 그리고 종반부는 결국 유대인의 역사로 귀결되는 느낌이다.
이자를 금한 기독교였지만 현실적으로는 금융이 필요했기에 이자를 인정한 유대교를 믿은 유대인들이 금융가가 될수있었고 성경을 일반인들이 해석하지 못하도록 문맹을 권장한 (?)정책에 반해, 유대교는 개개인이 성겯을 해석해야 하는 종교인 바 모든이가 글을 아는 특수계층이 되었고, 서로 적대시하는 기독교와 이슬람세력 사이에서 중개무역을 하며 나아가 중세에 열악한 환경속에서 정보교환을 통해 아비트라지 (차익거래) 를 하는 부분들은 현대금융의 모태라고도 할것이다.
결국, 그 배경이 그동안 그토록 숱한 박해를 받은 특수성의 원인과 맞물리며 지금의 유대상권으로 이어지는걸 쉽게 이해할수 있다.
이 책의 433p에 나오는 마크트웨인의 이야기는 그런 유대인들의 역사를 농축했다 말할수 있겠는데 그건 유대인이 나쁘다 좋다의 개념도 아니고 그냥 유대인에 대한 당시의 시대적 인식이 그렇다 라는 서술이다, 당연히 홀로코스트에 대한 정당성이나 근거를 제공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 반면, 그게 시오니즘을 정당화 할수고 당연히 없다.
한편 오로지 세 종교의 발현과 차이에 주안점을 두다보니 개별적인 종교만의 역사들은 기록의 대상이 아니다. 예를들면 가톨릭이 부패해선 마피아와 연결되었던 과거라던가... 식의, 개별적인 사안들은 관심없는 책이고 오로지 각 종교간에 이어지는 역학관계와 그 매개체로서의 유대인을 다룬다.
이 책을 덮으며 궁금해지는 점은... 과연 신자들은 이 책을 읽을수 있을것인가? 하는것과 읽는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