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가 곧 법이라는 그럴듯한 착각

저자
스티븐 러벳 지음
출판사
나무의철학 | 2013-05-1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왜 법정에서 회장님은 휠체어를 탈까?”비열한 전략과 납득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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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포함한 자연을 이해하려면 수학과 물리가 최고의 수단이 될것이고,

특정 인간사회를 이해하려면 그 사회의 법과 집행과정, 결과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실존하며 잘잘못을 가려주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규율은 시스템을 유지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그점에서 우선, 이 책은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잘 풀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책은, 미국 최고의 법학교수가 들려주는 논쟁의 중심에 선 재판들 이라는 설명을 달고있다.

그런점에서 우선 생각나는건...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 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개인적으론...

일반 대중을 위한 상식과 법이라면... 이 책보다는 저 링크의 책을 더 추천하고 싶다.



이 책 역시 꽤나 마음에 들고 재미있지만, 그다지 친절하지는 못하다는 생각때문이다.

가볍게 시작해선 판사재판보다 배심원재판이 오히려 유죄판결비율이 훨씬 높다는, 상식과 다른 통계부터

재미있는 논점들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이해상충의 문제에 대해 개념설명도 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거나 (그래도 이건 문맥이나 단어 만으로도 짐작이 갈것이다.)

"손해배상 예정금이 있는가? 있다면 위약금과 구분이 되는가?" 등의 뜬금없이 전문용어를 던져놓는다거나 하는것은 

법을 접하지 않는 일반독자들에겐 무슨소리인지 모른채 지나갈 도리밖엔 없어보인다.

반쯤은 일반독자를 위한...

나머지 반은 법학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책은 다섯 부분으로 나뉘는데,

1. 수상한 의뢰인

2. 이상한 변호사

3. 의심스러운 판사

4. 시끄러운 법학계

5. 어수선한 의료계

로... 사법체계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들과 (검사는 없지만... ^^;;;)

추가로 특별한 게스트인.. 의료소송을 말하고 있다. (뭐, 그렇다고 전문적인 의학내용이 나오는건 아니다. ^^;;;)



이런류의 책이 빛나는 것은...

현실때문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신념이 굳고 너무나도 명약관화한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해서...

법을 어기면서 그것을 지켜나간다면.. 그 사회는 이미 법치국가도 아니고 민주사회도 아니게 된다.

그런점에서... 이번 원세훈 전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서울경찰청장의 사건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조용하게 처리되는걸 보면....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정의나 법같은건... 애초에 우리편이면 편파적이어도 된다는....

터무니없는 믿음같은게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건.. 책에 나오는 "정당한 속임수" 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기계적인 평등이나 법률의 적용이 만사가 아니다 라고 강변할런지 모르지만....

어쩌면 우리사회는...

정의와 불법, 사회적 합의의 가치, 진실따위는 구분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린건 아닌지... 걱정된다.



끝으로.. 책에 나온 유머를 하나 옮겨본다.





물리학자와 생물학자와 수학자가 카페에서 빈집을 관찰하고 있었다. 
한시간후 2명이 집으로 들어가는게 보였가. 
잠시후 3명이 집에서 나왔다. 



물리학자: 측정오류군... 

생물학자: 아니야... 생산을 한게 분명해.... 

수학자: 한사람이 더 들어가면 저 집은 다시 빈집이 될꺼야.... 




재... 재미 없나? 꽤 재밌는데.. ㅋㅋㅋ

Posted by 너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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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예찬

저자
마이클 린치 지음
출판사
진성북스 | 2013-05-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감성의 변덕을 꿰뚫는 이성의 회귀 본능현대사회의 화두는 감성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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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책을 고를때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책의 외형에 어찌보면.. 속아서 산 꼴이 되었다고도 볼수 있겠다. ^^;;;

여튼.. 이 책.

이성예찬은 무슨 청춘예찬이나 사랑예찬의 느낌으로 다가왔으나 그 내용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대 출신의 내겐 이 책이 꽤 어렵게 다가왔는데, 그 이유는... 보통 내가 책을 읽는 것은 어떤 문제점을 인식하는 과정을 먼저 거치는 경우가 많고

혹은 그렇지 않더라고 그 책의 내용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공유할 정도의 머리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그 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그런류의 의문을 가져본 적 조차도 없다.

 

 

이 책을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이성에 대한 인식론적 회의론에 맞서는 철학전 반론이라고 하겠다.


 

데카르트는 참인 것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의 믿음들을 모두 의심해봐야 하며 그 결과 현실세계를 포함한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었는데 

결국은 스스로가 의심한다, 즉 생각한다는 명제만이 완전하게 자명하다는 결론에 이르고 그 완전성의 원인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고 말하게 되었지만

흄이 지적하듯 특권적이고 자명한, 근원적인 원리가 없는 바, 결국 신에 기대고 마는 데카르트의 순환의 모순으로 회의론에 대항하던 시도는 실패했다고 할 때... 

.. 내가 쉽게 읽을 책은 아니구나.. 하는걸 깨달았지만, 그땐 좀 늦었다.


 

그때는 이미.. 이 책을 읽는 나는... 희한한 재미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이 책이 어렵고 쉽고를 떠나...

이런류의 철학에 대해... 우리는 한번씩은 접해보아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너무 인간에 무관심하다.

하긴.. 대학평가를 취업률로 해야하기 때문에 철학과나 국문과를 폐쇄한다는 인간들에게 그건 너무 과한 기대이기도 하겠다.

 

 

굳이 배부른 돼지보단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냥... 적당히... 배고프지는 않은 인간이 될 수 있는 제3의 길이 있다면... 상식적으로.. 누군들 그것을 택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택하지 않으니... 그게 정말 이해못할 사회현상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글이 이해하기 쉽지는 않다. 개념적으로도 그렇고, 번역적으로도 다소 그러한 생각이 든다.

이 책이.. 내게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과학에 대한 이해이다.



대학시절 교수님의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공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어떤 전제조건 3가지를 통한 공학문제 풀이를 하던 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세가지 조건들은 그동안 숱하기 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해 왔지만 아직까지 반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런 조건들을 받아들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세번째 조건에 이의를 가지고 연구중입니다. 

이런게 통하면 스타 되는겁니다. *^^* "



농담섞인 말이었지만, 과학이라는게 그렇다.

공개적이고 상호검증적인 과정을 거쳐 과학은 발전해간다.

언제라도 반박될수 있고 누구라도 그러할수 있다.

물론, 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서라야 한다.

린치 교수는.. 그런 과학적 방법론을 이 이성 예찬에 끌어들이고 있다.

그점이.. 내겐 꽤나 흥미로웠다. ^^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류의 책을 읽어보라고는 권하고 싶다.

Posted by 너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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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공부

저자
켄 베인 지음
출판사
와이즈베리 | 2013-03-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창의성의 천재들에 대한 30년간의 연구보고서 [최고의 공부]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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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거창하게 시작한다.

EBS <최고의 교수>에서 8인의 최고 석학을 직접 선정한 "교수들의 멘토" 켄 베인의 역작.

하버드 대학교 출간 "꿈을 실현하는 평생 공부법"

이정도면... 표지 멘트로는 최상급의 치장이 아닐까.... 싶다. ^^;;;



이 책은 어떤 책인가...

대학평가의 척도로 취업률이라는 잣대를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 교육부라면... 아마 금서로 지정해야될 정도이다.

역으로 이 책의 저자에게 우리나라 대학교육을 말해준다면.... 아마 믿지 못할것이기도 하다. ^^;;;;;



또한, 조기교육에 목매는 사교육업계에서 이 책을 접한다면,

서점에서 판매되지 않도록 로비라도 해야할 판이다.

다만, 그 업계입장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류의 책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사회는 책으로부터 이성적인 반향이 일어나기는 어려운 사회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시때때로.. 빌 게이츠를 키워내기로 했다느니... 스티브 잡스를 키워내기로 했다느니.. 하는 기사가 나오는 우리나라 같은 환경이라면

이 책은... 썬데이서울에 나오는 내시호의 괴물같은 취급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주입식 선행학습 같은 이야기는 나오지 못한다.

아니, 아마 작자는.. 그런식의 교육은 상상도 못해봤을거라 생각한다.

이 책의 주된 목적은...

어떻게 하면 창조적인 사람이 되는 교육을 할 수 있는가.. 그 한가지에 천착한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가 구조화된 문제에는 곧잘 대응하면서 비구조화된 문제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확연히 보인다.

이상론이 아닌바, 

사회가 만들어낸 불필요한 장벽들을 변명하지도 않는다고 말하고 있고,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구조적 힘을 과소평가 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다.

그저...

내면으로부터 자신을 찾고 진정한 창조적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나아가기 위한 교육은 이렇다.. 라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어머니 이야기는 아주 간결하면서도 인상깊다.

보통의 어머니가 "오늘 학교에서 무얼 배웠니?" 라는 질문을 하는데 반해....

그의 어머니는 "오늘 학교에서 좋은 질문을 했니?" 라고 물었다고 한다.

무엇이 다른지 혹시 보이는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내면적인 욕구에서 발현된 공부가 아닌....

사회에서 줄세우는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 기술만을 익히게 되었다.

그마저도 제대롭지 못하고 결과도 못내는 시스템으로 말이다......



혹시....

아이를 낳는다면 어떻게 교육하는게 좋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적이 있다면,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의 현실과 부딪혀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해보고자 하는건.... 극히 어려운 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몇시간의 투자로 거대한 수확을 얻을수도 있지 않겠나?



Posted by 너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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